우연한 기회에 AWS community day가 온라인으로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고, AWS Jam이라는 재밌는 행사가 있다고 해서 참여해봤다.
festa.io에 올라온 행사 안내에 따르면, AWS Jam은 "클라우드 상에서 수행해야하는 작업을 스스로 해결하는 게임성이 가미된 이벤트"라고 되어 있다. 문제는 행사일 이틀 전에 이걸 알게 되어서... 최대 3인 1팀이 가능한데 정말 3인 맞추기가 힘들었다.
직장인의 주말 오후는 매우 소중한 법이다. 이리저리 시도하다가 모집글에 곧바로 참여의사를 보여주신 Virtual Lab의 멋진 프로그래머 한 분과 2인 1조로 참가하게 되었다.
행사 티켓 수가 한정되어 있다고 해서 예매를 서둘렀다. 팀 이름은 30초만에 지었는데, 서로의 회사 이름을 절반씩 섞었다. 매우 그럴듯해서 마음에 들었다.
Jam 행사 시간은 약 1시 45분부터 오후 4시 45분까지였다. 대략 3시간 동안 n개의 문제가 주어진다. 문제를 푸는 순서는 상관 없고, 각 팀원이 동시에 서로 다른 문제를 풀어도 상관없다.
문제들은 굉장히 다양했다. EC2, RDS같은 평소에 접하기 쉬운 서비스들부터 다소 낯선 AWS 서비스들도 있었다. 대부분의 문제는 "A라는 서비스에서 B라는 상황인데, 너가 해결해줘!"같은 형태이고, 문제에서 언급된 서비스들을 콘솔에서 잘 조작해서 문제를 풀면 된다. (물론 터미널도 지원한다) 코딩은 크게 요구되지 않는다. 소스코드 까서 코딩을 해야한다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었고, ssh 연결 정도는 할 일이 있을 수도 있다. (문제를 자세히 적는 것은 행사에 중요한 리소스를 유출하는 행위이므로 구체적으로 적지 않음)
한편 문제 종류가 쉬움, 중간, 어려움 3가지가 있는데 평소 실무를 하면서 얼마나 특정 서비스를 다뤄봤느냐에 따라 중간 레벨이 쉬움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쉬움 레벨이 도리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번도 다뤄보지 않은 낯선 AWS 서비스 콘솔 UI 앞에서는 연차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해지는 마법이 일어난다. 그럴 때는 나 자신을 믿는 수밖에 없다.
AWS Jam 행사 자체는 AWS 서비스를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팀워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좋은 것 같다. 서로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문제를 바꿔서 풀기도 하고, 내가 맡은 문제를 풀다가도 다른 팀원이 풀고있는 문제에 대한 단서를 "혹시 이거 써야하는 거 아니에요?" 하고 던져주기도 하고. 혼자였다면 문제를 풀다가 막혔을 때 소위 멘붕에 빠졌을텐데, 팀원이 있으니 서로 용기를(?) 북돋워줘서 좌절하지 않고 쭉쭉 진행하게되는 것도 좋았다. "이거 아마 중간에 스텝 일부가 누락된 것 같은데 처음부터 다시 해보죠", "아 그거 chmod 400 하심 돼요" 같은 대화들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불굴의 의지로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려고 했다.
주어진 제한 시간 내에서 하나라도 문제를 더 풀고, 또 서로 도움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경험이 즐거웠다. 개인적으로 같이 팀원으로 참여하신 프로그래머 분이 긍정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분이셔서 더 으쌰으쌰 하며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것 같다.
4시쯤 2등으로 밀렸다가, 4시 45분에는 다시 1등을 했다. 종료까지 대략 30분 남은 시점부터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도는 분위기에서 완전 집중해서 문제를 풀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2등으로 마감되었다. 알고보니 행사 중간에 점수 산정 시간을 종료 시각인 4시 45분이 아니라 4시 30분으로 변경한다는 공지 채팅 메세지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행사가 온라인으로 게더타운에서 진행되다보니, 채팅창에 공지 메세지가 다른 참여자들, 행사 부스의 메세지들 때문에 금방 올라가버려서 나와 팀원분은 확인을 못 했던 것이다. 스피커는 내내 켜뒀기 때문에 음성으로도 공지를 했다면 들을 수 있었을텐데 참 아쉽다. 4시 45분에 1등으로 마감했다는 걸 전달드리고 상황에 대해 문의를 하니 운영진분들도 스코어 보드 다시 확인하고 당황하시는 것 같았다... 행사 사회 진행하신 운영진분이 사과해주시긴 하셨지만, 대회 종료는 45분까지인데 어째서 점수 산정 시간이 4시 30분으로 중간에 갑자기 바뀌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해서 일단 문의해놓은 상태이다. 🤔...
아무튼 AWS Jam 행사 참여를 두고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은 참여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프로그래밍' 카테고리의 다른 글
AWS DNA 3기 후기 - 파고드는 만큼 얻어갈 수 있는 교육 (0) | 2021.11.14 |
---|---|
분산환경에서 Quorum(정족수)은 왜 필요할까 / Quorum이란 무엇인가 (0) | 2021.11.05 |
기술 면접 면접관으로 처음 들어가는 주니어를 위한 팁 (0) | 2021.10.22 |
[토막팁] rds 엔드포인트, 어느 쪽을 써야 좋을까 (0) | 2020.11.09 |
cert-manager 삽질기 : propagation check failed... returned REFUSED for _acme-challenge ... (0) | 2020.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