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9

[단상] 9월 초 유달리 기분이 좋은 주말에.

뭔가 평소보다 기분이 더 좋고 안정적인 일요일 저녁이다. 체감상 이번주는 정말이지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버렸는데(회식 + 약속 + 운동 + 면접.. 펑펑펑) 생각했던 것보다 덜 피곤하고, 정서적인 만족감이 충분하다고 해야하나. 게다가 과거에는 불안감이 꽤나 컸다면 지금은 그런 것들이 잔잔하게 가라앉은 것 같다. 여전히 북마크해둔 글들도, 공부해야지 하고 메모해둔 개념들도 잔뜩 있지만 예전만큼 무섭진 않다. 이번주는 다른 주들과 뭐가 달랐나 곰곰이 생각해봤다. 1. 사람들과의 잦은 교류 이번 주는 약속도 두 개가 있었고, 우연히 낯선 사람들과 짧은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주중에는 친한 중학교 친구를 만나서 돼지고기를 먹고, 산책을 하고, 카페에서 신나게 이야기를 했었는데 기분이 되게 좋았다. 주말에는 ..

일상 2022.09.04

단상 - 당하고 나서야(?) 배울 수 있는 것들 / 간만에 생긴 호기심

[1] 조금은 억울하게도(?) 겪어보고 나서야 머릿속에, 몸에 확실히 각인되는 것들이 있다. 사실 대부분의 지식이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막연했던 것들은 한번 직접 당해보면 "아 이래서 그렇구나" "이래서 조심해야하는구나"가 확실하게 와닿는다. 마치 시험문제에서 틀렸던 건 기억에 잘 남는 것처럼, 어떤 문제에 대해 예상한 답이 틀렸을 때 머릿속에 확실히 남는 것 같다. 최근 회사에서 신규 런칭한 서비스 때문에 여러 생각을 했다. 어떤 서비스에 대한 장애에 대응할 수 있다는 건 그 서비스의 로직을 잘 알고 있고, 정말 그것이 버그라면 코드의 어느 부분을 고쳐야할지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거다. 만약 내가 그 서비스의 아주 작은 일부조차도 개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별 수 없지 뭐. 1 따로 코드를 ..

일상 2021.01.26

gRPC 튜토리얼이 날 속였다

어제 각자 쉬면서 코딩을 하는, 재미있는 모임에 다녀왔다. 집에 있으면 늘어지기 쉬우니 밖에 나와서 코딩을 하되 압박감 없이 여유롭게 하는 것이다. 회사에서 gRPC를 사용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쓴 적은 없어서 한번 써보고 싶었다. 모임에 참석한 선배 한 분이 클라이언트를, 내가 서버를 맡아서 gRPC를 활용한 투두리스트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hello, world 예제에서부터 에러를 봤다. 왜냐하면 제공된 example 코드에 불필요한 파일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공식 문서에도 나와있듯이, 프로토버프 파일을 수정한 뒤 protoc로 다시 컴파일하면 helloworld.pb.go가 재생성된다. 이 helloworld.pb.go에는 protobuf 파일에 정의한 서비스와 관련..

일상 2020.06.21

신입 프로그래머가 잘 성장할 수 있는 4가지 방법

신입 서버 프로그래머로 입사한 지 약 4개월이 지났다. 경험적으로 깨달은 교훈들을 정리해본다. 1. 사건이 일어났을 때 주의를 기울이자. 라이브 중인 서비스에 문제가 생겨 팀의 서버 프로그래머들이 모두 달려들어 한 사람이 모니터를 보고, 그 사람 뒤로 모두가 병풍처럼 서서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전형적인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때 갓 입사한 신입 팀원이 할 수 있는 건? 아마도 99% 확률로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이때 "나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니까, 다들 지금 굉장히 예민한 상태니까 얌전히 있자" 라고 생각하지 말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그 대열에 끼여서 무슨 상황인지,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 귀담아듣자. 내가 아는 단어들이 있을 수도 있고, 모르는 키워드가 있을 수도 있다. 낯선 용어..

일상 2020.06.18

[단상] 5/15 단상

한 공간에 같이 있다는 것 오늘 팀원분이 시간을 기꺼이 할애해주셔서, 로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사실 재택근무를 할 때도 행아웃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겠지만, 확실히 1:1로 같이 한 공간에 같은 모니터를 쳐다보면서 어떤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을 하는 것은 정말 다른 경험으로 느껴졌다. 나는 내가 헷갈리는 부분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충분히 물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근방에 있던 다른 구성원분의 의견까지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게 정말 별 거 아니라면 별 거 아닐 수도 있는데, 크다고 생각한다. 사실 꼭 자기와 연관이 있는 일이 아니라도, 옆에서(근처에서) 어떤 화제에 대해서 이야기가 오갈 때 시니어가 몇 마디라도 자기 의견을 얹어주는 것이 신입 입장에서는 굉장히 귀하고, 소중하다. 시니어 입장..

일상 2020.05.15

[단상] 5/8 생각 정리

내가 원하는대로 동작하지 않을 때 확인해야할 것들 프로그램마다 기능이 다르고, 객체 간 협력의 맥락이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확인해볼 만한 것들은 분명히 있다. 이것도 일종의 추상화인가? 여튼 적어놓는다. 미래의 내가 더 발전하기를. [ ] config가 잘 설정되어 있는지? localhost, 각종 api key나 secret들이 잘 들어있는지? 환경변수에 오타는 없는지? [ ] 실행하고자 하는 서버와 연관된 다른 서버 등이 동작하고 있는지? [ ] db에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할 데이터(더미든 뭐든)가 잘 들어가 있는지? [ ] db 마이그레이션 확인. [ ] 객체가 자신의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갖고 있거나 가질 수 있는지? [ ] 서버에 에러 로그가 안 찍힌다고요? 그럼 애초..

일상 2020.05.09

[단상] 5/6~5/7 생각 정리

서버 프로그래머의 자질 정말 오랜만에 동아리 선배랑 이야기를 나눴다. 프로그래머로 나보다 훨씬 오래 일한 선배인데, 많은 조언 중 서버 프로그래머가 응당 가져야 할(?) 자질을 얘기해줬는데 그 중 몇 개가 굉장히 와닿았다. - 컨텍스트 스위칭이 잘 되야 하는 것 서버에 이상이 생기면 무슨 일을 하고 있던 간에 달려가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가지 일에 깊게 집중해서 일을 하다가도 곧바로 다른 일을 처리할 준비가 빠르게 되어야 한다. 단순히 "서버가 터졌을 때 빠르게 달려갈 수 있어야 한다" 정도의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컨텍스트 스위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니 어떤 의미인지 확 와닿았다. -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하는 것 예를 들어 어떤 게임의 랭킹 정보를 조회하려고 하는데..

일상 2020.05.07

달의하루 염라(Karma) 뮤비 해석 (개인적 추측)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의 노래를 알게 되었다. 달의하루의 염라(Karma)라는 노래다. Caravan Palace의 wonderland 뮤비를 처음 봤을 때 들었던 신기함, 당혹스러움과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 엄청 매력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뮤비였다. 아트가 환상적이고, 음악도 좋았다. 허전한 곳 없이 전체적으로 꽉 차있는 느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가듯이 나름대로 뮤비를 해석해봤다. 가사도, 객체들도 너무 애매한 것들이 많아서 미묘하기는 한데 한번 정리해본다. 염라 MV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jv543Nk5s18 0:06 케이크에는 해피 버스데이라고 적혀있고, 눈물인지 피인지 알 수 없는 액체가 케이크 위로 투둑 떨어진다. 눈물이든 피든 부정적이다...

일상 2020.05.05

[단상]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변화

자율성 : good to have 에서 must have로 한글과 영어를 섞어 쓰는 걸 썩 좋아하지 않는데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간결하게 전달하기가 까다로워 그냥 영어로 썼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까지 자율성은 있으면 좋은 것에 가까웠다. 남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업무부터 취미까지 생활 전반에 대한 계획을 짜고,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행동하는 것. 오프라인에는 각종 세미나, 컨퍼런스가 넘쳐난다. 웹에는 더 많은 자료가 있다. 적당한 사양의 컴퓨터만 있으면 웹에 있는 방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수많은 유명 대학교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도 있고, 현직 도수치료사의 생생한 근육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시간과 의지만 있으면 소위 "가성비" 좋게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다. ..

일상 2020.04.2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