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달의하루 염라(Karma) 뮤비 해석 (개인적 추측)

2kindsofcs 2020. 5. 5. 00:50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의 노래를 알게 되었다.

달의하루의 염라(Karma)라는 노래다.

Caravan Palace의 wonderland 뮤비를 처음 봤을 때 들었던 신기함, 당혹스러움과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

엄청 매력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뮤비였다.

아트가 환상적이고, 음악도 좋았다. 허전한 곳 없이 전체적으로 꽉 차있는 느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가듯이 나름대로 뮤비를 해석해봤다.

가사도, 객체들도 너무 애매한 것들이 많아서 미묘하기는 한데 한번 정리해본다.

 

염라 MV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jv543Nk5s18

 

0:06 케이크에는 해피 버스데이라고 적혀있고, 눈물인지 피인지 알 수 없는 액체가 케이크 위로 투둑 떨어진다.

눈물이든 피든 부정적이다. 기쁨의 눈물일 수도 있겠지만 뮤비 전반적으로 봤을 때 순수하게 기쁜 눈물은 아닐 것 같다.

생일은 자신이 태어난 날이며, 매해 돌아온다. 생일케이크가 묘사되는 것을 보면 주인공은 생일, 넓게는 인생(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

 

0:08: 주인공은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춤을 추고 있다.

테이블을 빙 둘러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춤추는 주인공을 지켜보는 듯 하다.

보통 춤을 춘다고 하면 제의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기쁨, 즐거움의 표현이라고 보는 게 맞을 테지만 딱히 긍정적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테이블, 특히 식탁의 용도는 무엇인가? 음식을 올려놓는 상이다.

그런데 음식을 올려놓는 상 위에 올라가서 춤을 추고 있다. 주인공은 소비할 수 있는 객체로서 대상화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리오네트처럼 주인공의 손과 팔에 실이 달려있지도 않고, 주인공/관객이 아닌 다른 제3의 인물이 주인공에게 춤을 추라고 강요하고 있지도 않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자발적으로 춤을 추고 있다는 소리다. 자발적으로 대상화된 것으로 추측된다.

 

0:09: 테이블에 케이크가 있다. 주인공, 주인공의 악마자아(이하 악마), 미타 3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다. 테이블은 빙글빙글 돌아가고 그 때 마다 화면 중앙에 잡히는 인물이 바뀐다. 주인공은 케이크를 쳐다보는 듯 하고, 악마는 주인공이 앉은 쪽을 바라보며, 미타는 정면을 바라본다. 화면 뒤에 연하게 보이는 케이크는 빙글빙글 돌아간다. 인물에 가려서 잘 보이진 않지만 0:06에 나왔던, 해피 버스데이라고 적혀있는 케이크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생일 케이크, 그리고 인물들이 앉은 테이블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이 꼭 끝없이 인생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윤회의 고리가 계속 돌아가는 것이다. 여기서 윤회의 고리를 끊은 건 미타 뿐인 듯 하다. 미타는 케이크도, 다른 인물도 쳐다보지 않고 정면을 응시한다. 주인공은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고, 악마는 주인공의 감정,가치관 일부가 의인화된 것으로 주인공에 종속적이므로 윤회를 논할 필요가 없다. 

 

0:15: 0:09와 마찬가지로 케이크와 초가 테이블 위에 있는데, 주인공은 케이크 위로 얼굴을 박아버린다. 주인공은 인생에 회의를 느끼며, 될 대로 되라라는 느낌으로 사는 것 같다. 0:08에서도 그렇고, 자신(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0:23: 미타를 처음보고 나서,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눈을 찡그린다. 이걸 종소리라고 생각한다면, 주인공은 미타를 처음 보고 나서 뭔가 약간의 깨달음을 얻은 게 아닐까? 전구에 불이 딱 들어오는 것처럼, 아하! 하고 갑자기 깨닫는 것처럼, 미타는 주인공에게 어떤 정신적 자극을 준 것 같다.

 

0:24: 주인공이 눈을 뜨자 거울에 다른 모습(악마)이 보인다. 새하얀 머리에 빨간 뿔이 나 있다. 주인공은 몸이 안 좋기라도 한 것인지 축 처진 느낌으로 세면대에 머리를 걸치고 있다. 바로 직전 0:23의 장면을 고려하면, 미타를 알게된 것을 계기로 악마를 인지하게 된 것 같다. 

 

0:30: 주인공이 거울을 보며 땀을 흘리고 있다. 옆모습이지만, 거울에 악마의 모습이 비치자 당혹스러워 하는 듯한 표정이다. 그리고 카메라가 흔들리면서 악마의 모습이 마구 겹쳐보인다. 극심한 어지러움에 시야가 왜곡된 듯 하다. 악마의 눈동자는 마치 염소의 눈동자와도 같다. 염소는 악마와 연관이 있는데, 바포메트를 연상시키는 것까지도 의도했을까 싶기도 하고. (이유는 추후 설명) 어쨌든 주인공은 악마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 같고, 굉장히 당혹스러워하는 듯 하다. 

 

0:32: 주인공은 풍선을 딱 1개 들고 있다. 미타가 들고 있는 건 11개. 1 + 11 = 12니까 뭔가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만, 어쨌든 중요한 건 미타가 풍선을 주인공보다 훨씬 더 많이 들고 있다는 것이다. 풍선 = 숨, 살아가고자 하는 이유, 생명 이라고 추측된다. 

 

0:34: 악마가 들고있는 건 체리. 왜 0:30 해석에서 바포메트를 언급했냐면, 체리는 영미권에서 속어로 hymen을 가리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바포메트는 외형도 그렇고 음란함이라는 키워드와 깊게 엮인 악마다. 악마가 체리를 들고서 액체에 떨어뜨린다. 알 수 없는 액체에 떨어진 체리 사이로 주인공이 떨어진다. 

 

0:40: 테이블, 넘어진 의자로 추측되는 물건, 화분, 거울이 있는 장소에 서 있는 주인공. 거대한 붉은 촛농같은 것이 주르륵 떨어진다. 거울에는 악마의 모습이 비친 상태. 초를 밝히고 기도하는 것을 염원으로 해석한다면, 주인공은 자신을 대상화 시키면서 뒤틀린 형태로 삶에 미련을 가짐과 동시에 열반에 들고싶어 하는 것 같다. 번뇌에 빠져있지만, 한편으로는 열반을 바라는 것이다. 

 

0:42: 미타가 잡고있던 풍선들을 놓아버린다. 그리고 열 십자 자세를 하고 추락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걸 보고 주인공은 울면서 달려가서 잡으려는 듯 한다. 초반에는 미타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몸을 던지는 듯 한데, 0:44를 보면 도리어 하늘에 악마가 거꾸로 서 있고 미타는 하늘 위로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다. 미타는 편안하게 누워있는 듯한 자세인데, 미타가 열반에 든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풍선을 숨, 살아가고자 하는 이유로 해석한다면, 풍선을 놓아버린다는 것은 삶에 미련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0:54: 땅에 고인 물을 밟고 주인공이 서 있고, 물에는 악마의 모습이 비쳐있다. 물은 어떤 대상의 본질을 비춰주는 역할로 많이 사용되는데, 이 장면에서도 그런 것 같다. 겉으로는 멀쩡한 사람이지만 내면에는 겉과 전혀 다른 모습이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고개를 아래로 향한 채 악마를 바라본다. 

 

0:57: 0:30에서 악마를 보고 땀을 흘리며 당혹스러워 하고 어지럼증까지 느꼈던 주인공이, 더 이상 당황하지 않는다. 그저 초연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바라본다. 

 

1:02: 악마가 서 있다. 하늘에서는 운석인지 용암인지 모를 불덩이 같은 게 떨어진다. 이때 가사를 보면 "가장 바라고 가장 두려운 것은 마음의 저편에".

 

1:08: 주인공 뒤로 거대한 케이크와 촛대가 있다. 이때 가사는 "두고 온 나인데 어느새 손에 쥐어져". 주인공이 가장 바라면서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열반인 것 같다. 악마가 체리를 들고 있는 것을 보면, 주인공은 성적 욕망을 포함하여 탐욕이 분명히 있다. 육욕은 탐욕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열반에 든다는 것은 윤회의 고리를 끊고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성적 쾌락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쾌락에서도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주인공은 열반에 들기를 원하면서도 두려워하는 것 같다(모든 쾌락을 잃으니까). 

 

1:15: 불이 켜져있는 초들, 포개진 두 사람의 손. 

1:16 욕실인 듯 한데, 주인공이 거울을 응시한다. 거울에는 악마의 모습이 있다.  그리고 이어진 케이크 클로즈업. 

1:18: 좌측에서 우측 순으로. 체리를 들고 있는 악마의 손, 붉은 초를 들고 있는 주인공의 손, 풍선 여러 개를 들고 있는 미타의 손.

 

1:20: 0:57에서 하늘을 바라보던 건 주인공이었는데, 이 장면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건 악마다. 

 

1:22: 화면에 가득찬 체리들.

 

1:23: 주인공이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다. 눈이 풀린 듯 하고 입이 살짝 벌어져있다. 주인공 뒤편의 거울에 미타가 욕조의 가장자리를 잡고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0:34에서 악마가 액체에 체리를 떨어뜨렸었고, 액체에 주인공이 빠졌던 걸 감안하면 주인공은 미타와 성관계를 했거나, 미타에게 강한 성적 욕망을 가졌던 것 같다. 혹은 물을 미타라는 신비한 존재와 주인공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생각한다면, 미타는 주인공에게 마약과도 같은 쾌락을 주는 존재임을 의미하는 것 같다. (물은 다른 세상/인물 등과 통하는 통로로 많이 활용된다. 어떤 연못/바다에 빠졌는데 눈을 떠보니 다른 장소였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흔하다. 욕조에 담긴 물도 그런 형태로 사용된 바 있는데, 영화 콘스탄틴에서 존 콘스탄틴은 안젤라를 욕조에 담궈서 안젤라가 지옥을 경험하고 오게 만들었다.)

 

1:24: 벽 앞에 주인공이 서 있다. 빛을 비추니 주인공 뒤로 그림자가 생기는데, 머리 쪽을 보면 뿔이 돋아나 있다. 그림자 역시 물과 유사하게,  어떤 대상의 본질을 보여주는 장치로 많이 사용된다. 

 

1:26: 작고 어두운 방 안에 가운데 tv가 있고, tv 양 옆으로 주인공과 악마가 앉아있다. 방을 주인공의 마음, 내면 심리 정도로 해석을 하면 주인공의 마음 속에는 악마와 tv속에 있으므로 닿을 수 없는 미타가 있다. 악마는 심드렁한 얼굴로 턱을 괴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tv 속의 미타는 생방송이 아니라 녹화된 영상 속의 미타이다. 영상 속의 미타는 풍선을 들고 있다. 미타가 열반에 들기 전, 즉 주인공을 떠나기 전의 모습이다.  

 

1:44: 해피 버스데이라고 적힌 생일 케이크 위에 칼을 들 손이 등장한다. 

 

1:46: 테이블 위에서 주인공이 춤을 추고 있다. 그런데 관객은 한 명 뿐이다.

 

1:53: 주인공이 케이크에 얼굴을 박으려는데, 누군가가 주인공의 이마를 손으로 받쳐서 행동을 저지한다. 소매가 붉다. 어두운 방, 미타가 주인공 옆에 앉아서 한 손으로 주인공의 이마를 받치고 있다. 미타는 주인공이 자신/자신의 삶을 자의적으로 망치려 드는 걸 막은 것 같다.

 

1:55: 주인공이 테이블에 혼자 뻗어있다. 주변 배경을 보아 주인공이 실제로 생활하는 방이나, 나름 긴 시간을 보내는, 그에 준하는 장소인 듯 하다. 생일 파티 때 쓸법한 고깔 모자가 끈이 풀린 채 주인공 머리 근처에 굴러다니고 있다. 1:59에서 악마는 수조에 몸을 기대고 서 있는 채로 테이블에 뻗어있는 주인공을 바라본다. 한 손에는 체리를 들고 있다. 여태까지 악마는 물, 거울에 비치는 모습으로 간접적으로 모습이 드러났다. (1:26의 방은 주인공의 내면 심리라 가정) 그런데 이제는 생활감이 있는, 주인공이 머무는 장소에 실체를 갖고 존재한다. 그것도 자세를 보면 몹시 여유로워 보인다. 2:01에서 (아마도 악마가 떨어뜨렸을) 체리가 물에 빠지는 것을 주인공은 테이블에 뻗은 상태로 쳐다보기만 한다.

 

2:03: 주인공이 뒷모습을 보이고 누워있다. 방문이 조금 열려있는 건지, 커튼이 조금 덜 닫힌건지는 몰라도 틈새로 빛이 비추는 느낌이다. 

 

2:07: 가사는 "당신이 먼저 다가왔던 건데". 오른쪽 손은 살짝 투명한 느낌이다. 한 사람의 손이 거울에 비친 것 같기도 하고,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손이 겹치는 것 같기도 하다. 짧은 순간이지만 자세히 보면 오른쪽(투명한) 손은 가만히 있는데 왼쪽에 있는 손만 움직인다. 

 

2:08: 주인공은 빛이 들어오는 틈새 사이로 뭔가 보았는지 놀란 표정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그리고 곧바로 상체는 세웠지만 축 늘어진듯한 주인공 모습이 보인다. 

 

2:10: 주인공이 혼자 풍선을 들고 서 있다. 0:32와 같은 구도이다. 다만 이어지는 2:12에는 아무도 없고, 하늘과 가로등만 보인다. 미타는 이미 열반에 들었고 주인공의 곁에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14: 풍선을 잡고있던 주인공이 고개를 돌리자 스르르 풍선이 빠져나가 버린다.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풍선을 손에서 놓았다기 보다는, 자기도 모르게 풍선이 빠져나가버렸고 주인공은 감정의 동요없이 손을 쳐다보는 느낌이다. 풍선은 하늘 위로 날아가버린다. 주인공이 윤회를 끊을 준비가 된 걸까? 

 

2:17: 가사는 "인생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거울인지 물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인공은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무언가를 노려보듯 쳐다보고 있다.

 

2:20: 주인공이 빨간 립스틱을 마치 칼을 뽑듯이 뽑는다. 주인공의 비친 모습에 흰색 분필같은 것으로 뿔과 꼬리, 주인공을 가리키는 화살표 여러 개가 그려져있다. 만약 뿔, 꼬리, 화살표를 주인공이 직접 그린 거라면 주인공은 악마를 인지한 것을 넘어서서 적극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 가사는 "눈을 감고 다니잖아".

 

2:30: 풍선들이 일렬로 있고 마지막에 미타가 서 있다. 풍선들이 차례로 터지면서 미타의 모습도 풍선이 터지듯 사라져버린다. 

 

2:31: 주인공이 미타와 팔짱을 끼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나온다. 가사는 "뒤틀린 추억만을 공유하고 싶다면". 

 

2:35: 한쪽을 응시하며 정적인 자세로 가만히 있는 악마의 모습.

 

2:53: 여러 개의 불이 켜져있는 초들, 바닥에 놓인 손바닥 하나. 1:15와 대조됨. 미타가 열반에 들었기 때문에, 주인공의 손만 남은 듯 하다.

2:54: 욕실같아 보이는 장소에 악마가 서있고, 거울에 주인공의 모습이 비춰져있다. 

2:55: 깔끔하게 도려낸 듯이 한 조각 분량이 잘려나간 케이크의 모습. 과거에 주인공은 케이크에 얼굴을 박았다. 그와 대조된다. 

2:56: 좌측에서 우측으로 각각 체리를 들고있지 않은 악마의 손, 심지가 없고 촛농까지 녹아내린 초를 든 주인공의 손, 아무것도 손에 들고 있지 않은 미타의 손. 주인공은 강하게 열반을 염원하며, 미타는 이미 열반에 들었으며, 악마의 손에는 더 이상 체리가 없다. 

 

3:00: 화면을 가득 채운 붉은 장미. 이어서 3:01에 욕조에 주인공이 몸을 푹 담그고 있는 듯 한데, 정작 거울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음. 

3:02: 1:24와 같은 벽. 이번엔 주인공이 아니라 악마가 서 있다. 1:24때와 마찬가지로 빛을 비추는데, 아무런 그림자도 생기지 않는다. 악마는 주인공에게 종속된 존재이므로 그런 듯 하다. 

 

3:04: 1:26 때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은 방 안에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1:26과는 달리, 방이 환하다. tv와 의자 두 개의 구도는 같지만, 악마가 앉아있던 의자는 텅 비어있고, 미타의 과거 모습이 담긴 영상이 나오던 tv 화면은 지직거리는 노이즈만 보일 뿐이다. 2:55에서 케이크가 예쁘게 잘렸던 것과 방 안에 주인공만이 온전히 있는 장면으로 보아 주인공도 번뇌를 버리고 열반에 들 가능성이 보이는 것 같다.

 

3:07: 빨간색 초가 위에서 아래로 지나가면서 배경으로는 지금까지 나왔던 장면들이 뒤죽박죽으로 교차편집되어 지나간다. 3:23에서 주인공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듯한 자세로 있다가, (손에 초를 들고 있지 않지만) 초를 부는 듯 입으로 바람을 분다. 

 

3:26: 주인공이 눈을 감은 상태에서 눈을 뜬다. 가사는 "애써 연기를 해도 가면을 쓰고 하면 어떡해". 풍선과 가랜드로 꾸며진 방 안에서 미타는 한쪽 손으로 턱을 괸 채로 웃고 있다. 이어서 마치 재밌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미타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가사는 "정론이지만 해답으로선 오답인거네". 그런 미타를 바라보던 주인공은 피식 웃으면서 눈길을 아래로 옮긴다. 주인공은 칼로 손을 뻗는다. 여태까지 케이크(삶, 인생)에 얼굴을 박아버리며 삶에 애증, 번뇌를 갖고 있던 주인공이 깔끔하게 케이크를 자르려고 하는 것 같다. 미타의 표정, 자세와 그에 따른 주인공의 반응(환한 웃음이 아닌 피식거리는 웃음)을 보면, 어쩌면 이 장면에서의 미타는 주인공의 환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열반한 미타가 마치 "과연 어떻게 되려나? 너가 열반할 수 있을까?" 같은 느낌으로 마치 보드게임에서 굴려진 주사위를 보듯 쳐다보는 것 같다고 느낀 게 아닐까. 

 

3:36 짧은 단어들과 함께 장면들이 연속해서 바뀐다.

관음 - 1:59. 생활감 있는 방 안에 뻗어있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수조에 몸을 기댄 체 한 손에 체리를 들고 있는 여유로운 자세의 악마.

관심 - 1:22. 화면을 가득채운 체리들.

관용 - 1:23. 욕조에 몸을 담근 채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주인공, 거울에 비친 욕조를 잡고 있는 미타.

관세음 -  2:01. 악마가 수조에 떨어트린 체리를 멍하니 바라보는 주인공.

너와 - 0:40. 서 있는 주인공, 떨어진 촛농 덩어리, 거울에 비친 악마의 모습. 

나의 - 0:30. 그런데 0:30에서보다 훨씬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추종자가 - 1:44. 생일 케이크 위로 보이는 칼을 든 손. 

 

3:42 가사는 "숨을 손에 품고 귀의를".

3:44 주인공이 문득 벽에 걸린 디지털 시계를 쳐다보자 시계에는 6:66이라는 숫자가 떠있다. 주인공은 화들짝 놀라며 몹시 당황한다. 

3:46 유리창이 깨지며 위쪽에서 나타난 악마가 붉은 눈을 하고서 주인공을 덮친다. 

3:48 가사는 "잃어버린 꿈에 미련은 없는거야"

 

3:52: 악마가 주인공을 붙잡고있고, 한손은 주먹을 쥐고 있다. 악마와 주인공은 추락한다. 배경은 1:02와 같은 배경으로 추측된다. 

3:55: 추락하면서 주인공은 계속해서 눈물을 흘린다. 가사는 "사랑했었지만 사랑받은 기억은". 칼을 들고 있는 주인공의 한쪽 손이 클로즈업된다. 

 

4:01: 주인공은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으며, 피가 튄다. 칼로 악마를 베어버린 듯 하다. 2:17~2:20의 가사 "인생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눈을 감고 다니잖아"를 생각해보면 주인공은 악마(번뇌)를 없애고 인생 마지막 순간(윤회의 끝)을 보내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4:02 바닥에 불이 켜져 있는 초들. 2:53과 달리 이제 미타의 손도, 주인공의 손도 없다. 

4:03 2:54와 같은 장소인데, 아무도 없다. 미타도 악마도 보이지 않는다.

4:04 붉은 배경에 흰색 액체가 떨어져있다. 눈물일까? 이어서 붉은 벽지의 빈 방 화면. 2:30에서 미타가 서 있던 배경과 동일한 배경이다. 

4:06 화면 중앙에 다 녹아버린 초를 들고 있는 주인공의 손. 

 

4:10: 물조차 없이 텅 비어있는 욕조, 텅 빈 욕조만이 비춰진 거울. 1:23에 등장했던 공간이다. 주인공은 열반에 든 것일까? 

4:11: 아무도 없는 벽. 똑같이 빛을 비춘다. 1:24에 등장했던 벽이다.

4:13: 붉은 방. 1:26과 동일한 방이다. 3:04에서의 방처럼 환하며, 의자와 tv 구도는 동일하다. 의자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으며, tv 화면은 새카맣다. 아예 꺼져있는 듯 하다.

 

4:17: 테이블 위에 주인공이 서서 춤을 추고 있고, 관객은 한 명이다. 춤을 추던 주인공은 이내 동작을 멈추더니 테이블에 주저앚은 채 관객을 바라본다.  

4:20 관객은 미타였으며, 살짝 웃고 있다. 주인공은 뭔가 불만스러우면서도 슬픈 듯한 표정으로 미타의 손 혹은 팔을 잡고 있다. 

4:24 정면을 바라보는 미타와 시선이 살짝 어긋난 채로 주인공의 독백. 가사는 "타임라인 저 아득히 아래 쌓여버리겠지". 이내 미타의 모습은 풍선이 터지듯 터지면서 사라져버린다. 

 


 

정리를 해보면, 번뇌가 번뇌인 줄도 모르고 애증으로 가득한 삶을 살던 주인공은 미타를 만나게 됨으로써 자신의 번뇌를 인지한다. 미타는 주인공보다도 더 많은 걸 가진 사람(풍선이 훨씬 많음)인데도, 미련없이 가진 것들을 내려놓고 열반에 든다. 주인공은 미타를 몹시 사랑했고, 그런 미타가 자신의 곁에 더 오래 있길 바랐지만 미타는 그 어떤 것에도(주인공을 포함하여) 미련을 가지지 않고 떠나버렸다. 주인공은 점점 더 자신의 번뇌를 명확하게 인지하게 된다. 열반에 들려던 찰나 번뇌가 다시 주인공을 덮치지만, 주인공은 번뇌를 이겨내려 한다. 4:17 이후의 장면들 때문에 주인공이 정말 번뇌를 이기고 열반에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상 뮤비 해석 추측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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